어느 모로 보나 작은 절이다. 한국에 남은 마지막 일본식 사찰, 군산의 ‘동국사'.

이곳에는 잠깐 머물다 떠나버리는 사람은 보지 못하는 것들, 자세히 오래 보는 사람에게만 떠오르는 예쁘고 소중한 그림들이 있다.

이건 우리가 좋아하는 이 장소에 당신을 조금 더 붙잡아두기 위해 만든 숨은 그림 찾기.

꽃무늬 막새 | ★

한국식 사찰과 일본식 사찰의 가장 뚜렷한 차이점은 바로 지붕과 처마. 화려한 색 단청으로 장식된 한국의 사찰과 달리, 일본식 사찰은 흑과 백의 적은 무늬를 가지고 있다. ‘막새’란 처마 끝을 장식하는 기와를 말한다. 검은 바탕에 다섯 개의 흰 꽃잎이 그려진 꽃무늬 기와를 찾아보는 것이 숨은 그림 찾기의 첫 번째, 가장 쉬운 문제.

두 개의 풍경 | ★★

살랑살랑 바람이 불면 울려퍼지는 은은한 종소리. 그 소리가 나는 곳을 따라가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청회색의 종. 작은 풍경 두 개가 바람 많은 도시 군산의 정취를 한껏 더해준다. 풍경의 추가 물고기 모양인 이유는, ‘수행자는 항상 눈을 뜨고 깨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 물고기처럼 눈을 크게 뜨고 잘 찾아보자. 여행도 하나의 수행이니까.

연꽃 위 합장한 손 | ★★★

이제부터는 조금 더 본격적인 문제들. 연꽃 모양 받침 위에서 합장하고 있는, 아기 손만큼 작은 두 손을 찾아보자. 진흙 속에서도 향기로운 연꽃은 ‘고결함'을 뜻하는 불교의 상징, 양손을 가지런히 모으는 합장은 ‘흩어진 마음을 하나로 모은다'는 의미의 불교 예법. 찾기가 어렵다면, 먼저 수수께끼를 풀어보자. ‘속 태우며 눈물 흘리는 것은?’ (정답은 ‘촛불')

치즈냥 ‘만냥이’ | ★★★★

빨간 목걸이를 한 이 치즈냥이가 절 안에만 있다면 찾기는 어렵지 않다. 안에 있는 시간 대부분을 침대에 들어가 자면서 보내기 때문. 그럼에도 별 네 개짜리 문제인 건, 이 태평스러운 고양이가 절 밖으로 마실 나가 노는 시간이 많아서 그렇다. 강아지처럼 사람을 잘 따르는 개냥이. 기분 좋은 날에는 무릎에 올라오는 행운을 누릴 수도.

대나무 숲 | ★★★★★

대웅전을 정면으로 바라보면 그 뒤로 펼쳐져 있는 대나무숲. 그 안에 들어가 보는 게 바로 마지막, 별 다섯 개짜리 문제다. 한 가지 힌트를 주자면, 입구는 절 안에 있지 않음. 숲에 들어서면 바깥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서늘한 공기를 느낄 수 있다. 속이 빈 대나무는 불교의 미덕인 ‘무심’의 상징.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며 복잡한 마음을 비워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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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가지를 다 찾았나요? 그럼 이번에는 당신이 문제를 내보세요. 당신이 동국사에서 발견한 숨은 그림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